2013년 11월 25일 월요일

CFA 시험 (9): 봐야 하나?


우리는 CFA 시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9) 

CFA 시험, 봐야 하나?

 
누구든 이런 저런 자격증 시험을 보기로 결심하기 전에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있다. “시험을 봐야 하나?” “왜 봐야 하나?” “시험에 합격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 “합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등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게 된다. 사실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동기가 명확하지 않으면 실천도 흐지부지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CFA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공부한 것은 낭비 아닌가?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같은 각종 공무원 시험의 경우 합격하지 못하면 공부했던 내용들을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니까 합격하지 못하면 공부한 것이 낭비가 되어 버리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관료적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관료로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료가 되지 못하면 써먹을 데가 거의 없는 것이 행정고시 공부다. 이와 유사한 시험으로 사법고시를 들 수 있다. 그나마 사법고시 공부하며 배운 법학지식은 드물기는 하지만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유용할 때도 있다는 점에서 행정고시보다는 낫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회계사 시험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회계사로서 활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합격하지 못할 경우 손실이 크지만, 그래도 시험공부를 하며 습득한 회계지식은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낭비라고 보기는 어렵다. 합격하는 경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득이 적을 뿐이다.

     CFA 시험도 마찬가지다. CFA 시험공부를 하며 습득한 금융 관련 지식은 낭비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경우가 회계지식보다도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을 하며 생긴 여유자금을 어떤 형태로든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이같은 투자에 필요한 지식은 어디서 구하나? CFA 시험공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CFA 시험에 합격하면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 연기되면서, 합격하는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득이 적어지지만, CFA 시험 준비과정에서 얻은 전문지식을 활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CFA 시험을 보지 않더라도 CFA 공부는 해야 한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면 굳이 CFA 시험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Finance를 전공했다면 CFA 시험공부를 해야한다. CFA 시험을 보지 않더라도 CFA 시험공부는 해야 한다. 왜 그런가? 대학에서 Finance를 전공했다면 그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 경영대학의 경우 교과과정이 취약하고, 특히 교수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대학에서 배운 내용만으로는 졸업 후 자신의 직업적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매우 어렵다.

     앞에 쓴 칼럼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CFA Curriculum은 대학 한 학기를 매우 Intensive하게 이수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학습량이다. 그러니까, Finance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졸업하기 전에 한 학기를 미국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Finance 과목들을 집중적으로, 골고루, Intensive하게 이수하는 것과 유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 경영대학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CFA 공부를 하지 않고는 Finance를 전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격증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력은 미래를 보장해 준다.

     CFA 시험에 합격하면 취직도 보장되고, 승진과 출세도 보장되는가? 국내에서 1960년대나 1970년대에는, 사법고시나 회계사 시험 합격자 수를 불과 수십명으로 제한해 놓았었다. 그러다 보니,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해, 합격만 하면 취직뿐 아니라 출세 자체가 보장되는 구조였다. 그러니까 상대평가에 의해 합격자 수를 제한함으로써 합격자에게 특혜를 주는 구조였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오늘날 이러한 시험의 합격자 수는 매년 1,000명 이상 된다. 따라서 자격증 자체가 미래를 보장해줄 수는 없는 구조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시장의 수요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하나의 자격증으로 이처럼 다양한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지식을 갖추었으면 자격증을 주고, 그 이외에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수요에 대해서는 각자 추가적으로 실력을 갖추어 대응하라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CFA 자격증이 의미하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능력이지 특혜나 기득권은 아니다. CFA라는 유리한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으면, 영어를 배우지 말고, 영어를 사용하라.

     우리나라에는 영어 공부는 많이 했으면서도 정작 영어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왜 그럴까? 간단히 말하자면, 영어 공부는 하지만 영어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게 마련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퇴화하는 속도가 배우는 속도 못지않게 빠르고, 그러다 보니 영어 공부를 해도 영어 실력은 늘지 않는 것이다. 영어 실력을 늘리려면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에서 한국사람끼리 영어로 대화를 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로 개발된 전문지식을 배울 때, 영어로 배우고 영어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CFA 시험은 영어로 본다, 그러니까 영어를 사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CFA 시험준비를 하면서, 강의도 영어로 듣고, 영어로 질문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하게 되어, CFA 시험에 대한 자신감뿐 아니라,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제 CFA 시험공부를 시작하는데 망설일 이유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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