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CFA 시험 (5): 합격률은 어느 정도인가? 어느 정도 어려운 시험인가?


우리는 CFA 시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5) 

CFA 시험; 합격률은 어는 정도인가? 어느 정도 어려운 시험인가?
 



 
Finance 과목들을 골고루, 제대로 공부했다면 당연히 붙어야 하는 시험이 CFA 시험이다.

     CFA 시험은 얼마나 어려운 시험인가? 결론부터 간단히 말한다면, 대학에서 Finance 과목들을 골고루수강하면서 제대로공부한 학생이라면 당연히 합격하게 되어 있는 시험이다. 특별히 어려운 시험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변수가 있다. 첫째, Finance 과목들을 골고루 개설해놓은 대학이 국내에 몇 개나 되느냐는 것이다. 둘째, 영어교재를 사용해 Finance 과목들을 강의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Finance 과목들을 골고루 공부하기가 어려운 것이 국내 실정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학에서 Finance 과목들을 Asset Class(금융상품 그롭)별로 개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채권(Fixed Income)이나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에 대해 별도의 과목을 개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Portfolio Management and Asset Planning같은 과목을 개설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까 Finance 과목들을 대학에서 골고루 공부하기가 어려운 것이 국내 실정이다.





현대 경영학은 모든 개념과 용어, 이론이 영어로 개발되었다.

     대부분의 국내 대학에서는 영어강의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영어교재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영어교재 가격이 우리말 교재보다 비싸기도 하고,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현대 경영학은 100% 영어권에서 개발되어, 모든 개념과 용어, 이론이 영어로 되어 있다. 어떤 언어도 다른 언어로 번역될 때 100% 완벽하게 뜻이 전달되는 경우는 없다. 마찬가지로, 영어로 된 개념, 용어, 이론을 우리말로 바꾸다 보면, 대부분의 경우 조금 어색하고, 조금 불완전한 형태를 띄게 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말 교재로만 공부를 한 학생들에게는 영어로 된 CFA 교재의 용어, 개념, 이론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은 Finance 개념과 용어, 이론을 제대로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Finance 공부를 제대로 했을 때, 합격 가능성은 80% 정도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CFA 시험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CFA 시험의 가치가 있는 것이고, CFA 시험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Finance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어의 실용적 사용능력도 검증하는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Finance 공부를 제대로 했을 때, CFA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간단히 결론부터 말해서 80% 정도로 보면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왜 그런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국내 CPA나 사법시험 등은 모두 상대평가를 한다. 일정한 숫자를 정해놓고, 응시자들을 점수로 줄세워서 정해진 숫자만을 뽑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무리 잘 했어도, 더 잘 한 사람들이 많으면 합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시험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시험 자체가 스트레스다. 반면에 미국 시험들은 일반적으로 절대평가를 베이스로 하고, 이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상대평가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내가 열심히 해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되는 것이다.
 




CFA 시험은 절대평가를 한다. 내가 열심히 해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되는 것이다.

     CFA 시험도 매년 Consistent하게 일정한 수준의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하다 보니 절대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인간이 만든 기준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대평가적인 요소를 참고해 보완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상위 1% 점수의 70%를 커트라인으로 참고한다던가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단지 참고사항일 뿐으로, 매년 CFA들로 구성된 평가그룹을 만들어 난이도를 평가하고 채점기준과 합격점수를 도출해 낸다. 그러니까, 합격률이 높다고 해서 시험이 쉬웠던 것도, 합격률이 낮다고 해서 시험이 어려웠던 것도 아니다. 그 해 응시자들의 수준에 따라 합격률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그런 것이 절대평가의 결과다. 대략 점수가 70점 이상이면 된다고 봤을 때, 정상적으로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80% 이상의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닐까?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CFA 시험이 처음 실시된 때는 지금부터 50년전인 1963년이다. 어떤 제도나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10~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CFA 시험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난 80년대초 합격률은 대략 65% 내외, 그러니까 3명 중 2명이 합격하는 구조였다. 어느 시험이나 10%~20% 정도의 응시자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경험 삼아 시험본다고 가정했을 때,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시험본 응시자들의 합격률은 73%~82% 정도가 된다. 사실 응시자들의 성격이나 응시 동기, 시험 준비 상태라는 측면에서, 80년대초까지의 상황은 정상적이었다 볼 수 있다.
 




응시자가 급증하면서 명목상의 합격률은 낮아졌으나 실질적인 합격률은 일정하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CFA 시험 응시자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일어난다. 1990년대 들어서는 아시아 지역의 응시자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증가한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CFA 시험이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되기 시작하면서 대학 재학생 응시자들의 수가 급증했던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히 아시아의 일부 대학에서는 교육수준을 입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CFA 1차 시험 합격을 졸업요건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험을 보는 응시자가 늘어나게 되고, 합격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시험처럼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공부한 사람의 합격률은 지금이나 80년대초나 마찬가지로 80% 내외라 할 수 있다. 가벼이 볼 수 있는 시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시험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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