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5일 수요일

Investment Banking이란? (5) 인수공모 vs. 주주배정


Investment Banking이란 무엇인가? (5)
신주를 발행하여 자본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 인수공모와 주주배정

신주를 발행하여 자본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인수공모(Underwriting)만 있는 것일까? 인수공모 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나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미국과 영국 문화권에서는 인수공모가 가장 많이 쓰이고, 다른 방법에 비해 더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모(公募, 공개 모집, 일반 공모; Public Offering)와 사모(私募, 사적 모집; Private Placement)
     신주를 발행하여 자본을 조달하는데는 크게 공모(공개 모집)과 사모(사적 모집)이 있다. 공개 모집을 영어로 Public Offering, 사적 모집을 Private Placement라고 한다. 공개 모집은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가 모두를 포함, 모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사적 모집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제한된 숫자의 투자자만을 접촉하여 신주를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사적 모집의 경우 주로 전문적인 투자 능력을 갖춘 소수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집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데 반해, 공개 모집의 경우에는 전문적 투자지식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일반투자자들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모집 절차와 요건을 까다롭게 정해놓고 있다.

공개 모집에는 총액인수(인수공모), 모집주선, 주주배정 등이 있다.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를 증권회사가 모두 인수한 후 즉시 투자자들에게 다시 매각하는 방법을 총액인수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Underwriting 또는 Firm Committment라 한다. 이때 신주를 인수한 후 투자자들에게 다시 매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내외의 짧은 기간이 일반적이다. 만에 하나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다 매각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증권회사(Investment Bank)는 발행회사에게 신주대금을 전액 지불하고 신주를 모두 인수해야 한다. 그러니까 증권회사가 신주 전량을 사주면서 주식 발행 관련 위험을 모두 떠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법과 관습이 달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수공모라고 할 때는 이러한 총액인수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반면에 증권회사가 브로커로서 신주 매각을 주선만 해주고, 신주 발행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발행회사가 지는 형태의 공모를 모집주선(Best effort basis)이라 한다. 이렇게 하면 발행회사는 증권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줄일 수는 있지만, 신주 매각이 모두 이루어지지 못하더라도 증권사는 책임을 지지않기 때문에, 제 때에 자본조달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서, 오히려 더 큰 기회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국내에서 모집주선이 사용되기도 했으나 요즘은 별로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다.
     공모 가운데 기존 주주들만을 대상으로 신주를 매각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주주배정(Rights Offering)이라 한다. 이때 기존 주주 중 일부가 주식을 인수하지 않아 매각되지 않고 남는 신주를 실권주라 하는데,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제3자에게 매각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증권회사와 미리 계약을 해서 증권회사가 이러한 실권주 물량만을 인수해서 매각하도록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잔액인수라 하고, 영어로는 Standby underwriting 또는 Standby rights offering이라 한다. 이 경우, 남는 물량이 아니라 발행 주식 전체에 대해 standby fee를 증권회사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발행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면에서 메리트가 별로 없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 같은 주주배정의 경우에는 기업의 자본조달 과정에 증권회사(Investment Bank)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으며, 총액인수라 불리는 인수공모(Underwriting)와는 뚜렷이 구분이 된다. 또한 이러한 방법들 이외에 유럽 국가들 가운데는 일종의 경매(Auction)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인수공모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공모(Underwriting)와 주주배정(Rights Offering)
     주식을 발행하여 자본을 조달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코스닥 등에 처음 주식을 상장하면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그 후에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이다. 처음 주식을 상장하면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거의 100% 인수공모(Underwriting) 방법을 사용한다.
     미국의 경우 주식을 상장한 이후 새로이 유상증자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인수공모(underwriting) 방법을 이용해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 주주배정(rights offering) 방법을 통해서 한다. 이는 사소한 차이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차이점으로, 자본시장의 성숙과 발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상법(418)은 기존 주주가 신주를 배정받을 권리를 갖고 있음을 명확히 하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대주주들의 비리와 전횡 등으로부터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신주를 배정받는다는 것은 권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주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또한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발행가격을 책정하는데 증권회사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이러한 이유 등등으로 주주배정을 하는 경우에는 주식 발행가격을 시가보다 명확하게 낮은 가격으로 안전하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발행가격이 시가보다 확실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구하지 못해 (또는 바빠서 등의 개인사정으로) 배정받은 주식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 이는 확실히 손해다. 반면에 신주 발행가격이 시장가격과 일치한다면, 신주를 배정받는다고 이득 볼 것도, 배정받지 못한다고 손해 볼 것도 없다. 따라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라면 경영권을 유지를 위해 기존 소유비율만큼 신주를 사들일 필요가 있겠지만, 소액주주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주주배정을 주주들이 달가워하지 않으며,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주주배정을 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에서 법으로 주주배정을 우선시 하도록 하고 있지도 않아, 회사 정관에 주주배정을 하도록 특별히 규정되어 있지 않는 한, 경영진이 자유로이 신주 발행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인수공모(underwriting) 방법을 통해, (기존 주주만이 아닌) 모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시장가격에 신주를 발행해서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획일적인 주주배정 방법보다는 보다 효율적이고 성숙된 자본조달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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