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 Asset Pricing
Model (CAPM)이란? (I)
할인율(Discount
Rate), 즉 자본비용을 계산하는 모델을 말한다.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된
용어를 한번 듣고 대충 내용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Capital Budgeting이나 Capital Asset Pricing Model(CAPM) 같은 것들이 좋은 예일 것이다. CAPM의 의미는 앞의 두 단어, 즉 Capital Asset을 빼고 뒤의 두 단어만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CAPM은 Pricing Model이다.
Capital Asset Pricing Model은 Pricing Model이다, 그러니까 Pricing, 즉 가격을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모델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의 가격을 결정한다는 말인가? Asset, 즉 자산의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이고, 자산 가운데서도 Capital Asset, 즉 장기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데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Capital Asset”을 “자본 자산”이라고 번역하면, 우리말에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어색한 용어가 되어 버린다. Capital은 자본인데, 일반적으로 자본이란 “장기간” 사용하는 자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본이란 생산적 활동에 사용되는 자원(Resource)인데, 단기간에 쓸만 한 것을 생산해 내기는 어렵다. 무엇이든 쓸모 있는 것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이라는 말에는 항상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즉 장기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영어로 Capital Asset이란 우리말로는 “장기 자산”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Capital Asset, 즉 장기 자산의 대표적인 예는 주식이다. 주식은 채권과는 달리 만기가 없다. 만기가 없다는 것은 만기가 무한대라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가장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이 된다. 그래서 주식이 장기 자산과 장기 자본의 대표적 예인 것이다. 이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장기 자산이 되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장기 자본이 된다.
물론 Capital Asset이 주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 부동산이나 귀금속 등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종류의 자산을 다 포괄하는 포트폴리오을 구성할 수도 없고 또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CAPM의 적용 대상이 되는 Capital Asset은 주로 주식이 된다.
CAPM은 Asset Price가
아니라 할인율을 계산하는 모델이다.
Pricing Model이란 가격을 계산하는 모델을
말한다. 그렇지만 CAPM이 Capital Asset의 가격을 계산해 주지는 않는다. CAPM은
자산의 가격을 계산할 때 필요한 할인율(Discount Rate)만을 제공해 줄 뿐이다. 우리가 현재가치법(Present Value Method 또는 Discounted Cash Flow Method)을 이용해 자산 가격을 계산할 때, 먼저 자산이 창출해 낼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이렇게 추정된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데, 이처럼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사용하는
할인율을 CAPM이 제공해 주는 것이다.할인율은 자산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할인율과 현대자동차 주식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다르고, 또 같은 업종 내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다르다. 이는 각각의 기업이 갖고 있는 사업의 특성과 이에 따른 위험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CAPM은 이러한 위험 수준을 고려해서 적절한 할인율을 계산해 내는 모델인 것이다.
그런데 자산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할인율만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현금흐름도 알아야 한다. 할인율을 책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CAPM은 이 같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데에는 전혀 쓸모가 없다. 그런 면에서는 CAPM의 Pricing Model이라는 표현이 좀 과장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학문적으로 CAPM을 도출한 과정을 자세히 살펴 보면 이러한 표현이 타당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 기회에 - - -)
CAPM을 이용해 이론적으로 계산해 낸 할인율은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Required Rate of Return)이고, 투자자들의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며,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비용(Cost of Capital)이다. 그러니까 CAPM은 자본비용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모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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